연속으로 고고~
아켄
일반
1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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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5.07.08 16:35
[단편] 의처증
요즘들어 부쩍 아내의 외출이 잦아졌다.
귀가시간도 점점 늦어지더니 이젠 12시도 예사로 넘기곤한다.
들어올때면 항상 술냄새, 담배냄새, 남자 향수냄새가 코를 찌른다.
아무래도 아내에게 다른남자가 생긴 것 같다.
"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. 나 오늘 동창모임이 있어서 늦을거 같으니까."
"어, 그래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..."
동창모임이라고?
그건 벌써 일주일 전에도 써먹었던 수법이잖아.
결국 난 더이상 참지 못하고 몰래 아내의 뒤를 미행하기 시작했다.
하지만 정말로 그녀가 다른남자를 만나는 거라면 난 어떻게 해야하지?
#
아내는 정말 아름다운 여자다.
그녀는 대학교를 다닐때부터 이미 자타가 공인한 미녀였다.
잡티하나 없는 순백의 피부에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매혹적인 눈동자
감히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심장이 터질것 처럼 뛰었고,
그녀의 미소를 볼 때면 난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했었다.
[정말 왜 이래요? 나 민철씨한테 관심없다구요.]
[지혜씨.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에요.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.]
[어떻게 신경을 안써요?]
난 그녀를 지켜주고 싶었다.
그래서 그녀가 집에서 나오는 순간부터, 집으로 들어가는 순간까지
한시도 쉬지않고 그녀의 뒤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.
언젠가부터 그녀가 내 인생의 전부가 되어버렸다.
[계속 이러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.]
[난 지혜씨가 걱정되서...]
[당신걱정 필요없으니까 그만 민철씨 갈길로 가라구요.]
너무나도 날 부담스러워 하는 그녀를 위해 난 결심했다.
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서 그녀를 지켜주겠다고.
하루, 이틀, 일주일... 그리고 한달...
시간이 갈수록 내 가슴속의 불덩어리는 점점 뜨겁게 타올랐다.
[아우 머리아퍼...콜록콜록...]
그날은 몸살감기를 심하게 앓았다.
도저히 몸을 움직일만한 상태가 아니었지만 난 주섬주섬 옷을
챙겨입고 그녀를 지켜주기 위해 힘겹게 몸을 일으켜 세웠다.
그리고 이내 정신을 잃었다.
[끄으으...]
다시 눈을 떴을 땐 해가 뉘엿뉘엿 기울어지고 있었다.
힘겹게 몸을 일으킨 후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벌컥벌컥 들이켰다.
차가운 물이 몸속에서 열을 좀 식혀주자 비로소 좀 제정신으로
돌아오는 느낌이었다.
쾅쾅
거친 노크소리가 자취방 문을 울렸다.
난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문을 열었고 이내 가죽자켓을 입은
웬 남자들이 문앞에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.
[누구세요?]
#
역시 내 생각이 맞았다.
아파트 단지를 벗어난 아내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살피더니
이내 어떤 남자를 발견하고는 스스럼없이 그의 승용차에 올라탔다.
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지만 어쨌든 저새끼였군.
"여보세요?"
난 은밀하게 아내의 뒤를 미행하면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.
내가 미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아내는 감쪽같은
목소리로 내게 거짓말을 해댔다.
"어디야?"
"응, 나 이제 친구들 만나서 저녁 먹으려고. 근데 자기 무슨일이야?"
"아니, 그냥... 근데 나 거기 가도돼?"
"아휴, 여자들끼리 있는데 자기가 왜 와?"
"그래... 알았어... 재미있게 놀다와."
전화를 끊은 난 아내에게 말할 수 없는 배신감을 느꼈다.
아내를 너무 사랑하기에 그녀의 거짓말은 내 가슴 한켠에 비수가 되어 꼿혔다.
그리고 또다시 사람을 죽여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 슬펐다.
"흐음..."
#
[누구세요?]
[유민철씨 맞으시죠?]
[네 그런데요?]
[강지혜씨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서 조사할게 있습니다. 함께 가시죠.]
뭐, 그게 무슨말이야?
지혜가 성폭행을 당했다고?
[전 오늘 감기몸살이 심해서 밖에는 나가지도 못했어요.]
[일단 함께 가시죠.]
형사들과 함께 경찰서에 도착한 난 지혜와 그녀의 가족들을 볼 수 있었다.
그녀의 안색은 초췌했고 얼굴에 멍자국까지 남아있었다.
그리고 얼마나 울었는지 그 예쁘던 눈이 퉁퉁 부워있었다.
[지혜씨 어떻게 된거예요?]
내 질문에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.
#
승용차는 이윽고 한 신축 아파트 앞에서 멈춰섰다.
차에서 내린 그들은 망설임없이 아파트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.
나 몰래 여기서 새로운 살림이라도 차릴작정인가.
배신감이 극에 달하자 이젠 오히려 담담해지는 기분이다.
차 트렁크 공구함에 망치가 하나있다.
"이정도면 괜찮은 것 같죠?"
"둘이서 살기엔 딱 좋은 것 같은걸요. 후후."
아내와 남자는 내가 그들의 바로 뒤에서 망치를 들고 있는 것도
모른채 둘만의 행복한 단꿈에 젖어 있었다.
유부녀를 꼬시는 것들은 죽어 마땅하다.
퍼억.
#
[미안해요. 나 때문에...]
[뭐, 뭐가요?]
[유민철씨 아무리 정당방위였다지만 살인까지 저지른 이상...]
형사의 말을 듣자 내 무의식중에 벌어졌던 일들이 하나씩
머릿속에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.
난 지혜가 어떤 노숙자에게 성폭행 당하는 장면을 목격했고,
앞뒤가릴 것 없이 벽돌을 집어 그의 머리를 내려쳐버렸다.
[내가... 살인을...]
[흑흑, 미안해요 민철씨. 정말 미안해요.]
법정에선 정당방위가 인정되긴 하지만 살인은 과잉방어였다며
내 과실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구형했다.
그리고 1년의 복역후 교도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혜는 결국
내 아내가 되었다.
#
퍼억
"꺄악... 다, 당신..."
"나한테 어떻게 그럴수 있어? 응?"
"지금 무슨짓을 한거예요?"
아내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.
아무리 불륜이라지만 살인은 너무하다고 말하고 싶은건가?
그렇다면 큰 오산이다.
나에게 있어 당신이 내 존재의 이유이고,
당신은 나에게 있어 내 생명보다 소중한 사람이니까.
내 사랑을 가로막는 것들은 그 누구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.
당신을 위해서라면 살인? 그까짓거 두번, 세번, 열번도 할 수 있다.
"이 사람은 당신 동생이란 말이예요."
"뭐?"
그 순간 내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버렸다.
머리통이 부숴져 뇌수가 질질 새고 있는 이 남자가 내 동생이라고?
난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그 남자의 몸을 돌려눕혔다.
오 하느님. 민석아...
"아파트 경품에 당첨되서... 당신을 깜짝 놀래켜 주고 싶었는데..."
"아파트... 경품...?"
#
[아저씨 저기 저여자 보이죠?]
[응.]
[지금부터 제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백만원 드릴게요.]
내 사랑을 어떻게 하면 그녀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?
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.
아무래도 고전적인게 가장 좋겠지?
난 한 노숙자를 돈으로 매수한 후 지혜의 성폭행을 의뢰했다.
[꺄악, 왜 이러세요?]
[가만히 있어 이 X년아.]
아무도 없는 공사장 구석에 숨어 지혜가 성폭행 당하는 장면을
지켜보던 난 담배를 한대 피워물었다.
이 담배가 다 타들어가면 녀석을 죽여야겠다고 생각하면서.
#
"흑흑, 당신을 놀래켜 주고 싶어서... 그래서... 흑흑..."
"지혜야 걱정마."
"......?"
나에게 있어 당신은 내 존재의 이유이고,
당신은 나에게 있어 내 생명보다 소중한 사람이니까.
내 사랑을 가로막는 것들은 그 누구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.
그것이 내 동생일지라도... 예외는 없다.
[끝]
두번째 펌질이네염 쿠쿡;;;
요즘같은 세상에 이런애긴 넘 무섭네요.
발업된질럿으로 아드레날린 저글링을 따라가는 수준이군...ㅜ.ㅜ
그렇게 차지하고 사랑해서 좋을께 뭐람......
지혜가 불쌍하네 맨날 남편이 무를 갉을꺼 아녀요.....
내가 무슨야기를 하는거야~~.....
안그래두 머리 아픈데 이거 읽었더만 더 아픈것 같아여...ㅠ.ㅠ
심한 의처증이군요....ㅋ
전 잼나게 본거라 ㅎㅎ;;;
머리가 아파온다...@_@;;;
어뜨케 이해해야하는 곤가요? emoticon_016